예전에는 아이가 울거나 떼쓰는 행동을 보이면 “버릇이 없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육아 트렌드는 훈육보다 감정 이해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감정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으며, 정서적 소통이 중심이 되는 양육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 조절은 미성숙한 뇌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훈육보다 공감과 수용을 통해 스스로 조절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의 특성과 부모가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 정말 버릇없는 걸까?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감정 폭발을 경험하며 당황하거나 분노를 느낍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울음을 터뜨리거나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은 부모를 난처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단순히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뇌의 미성숙함에서 비롯됩니다. 유아기와 아동기는 뇌의 전두엽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로, 충동을 억제하거나 상황을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감정이 밀려올 때 그 감정을 다룰 도구가 없어, 그저 폭발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가 “왜 이래?”, “울지 마!”라고 제지하기보다, “지금 많이 속상했구나”, “그럴 수도 있어, 엄마가 도와줄게”와 같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감정은 억제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수용되고 이해받을 때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실제로 많은 상담 사례에서, 훈육 중심의 가정보다 감정 코칭 중심의 가정에서 아이가 더 빠르게 자기조절 능력을 익히고, 정서적 안정감을 보인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감정 표현을 허용받은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타인의 감정도 존중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반면, 감정을 억누르는 분위기에서는 분노, 억울함, 두려움이 내면에 누적되어 폭력적인 행동이나 소극적인 태도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보다는 부모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입니다. 감정 표현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며, 부모는 아이의 감정 속에서 아이의 욕구와 불안을 읽어내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공감은 훈육보다 더 강한 교육이다
‘공감’은 단순히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넘어,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부모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감정을 아이가 스스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들지만, 훈육보다 훨씬 깊은 교육적 효과를 가집니다. 특히 감정 폭발이 잦은 아이일수록 공감을 통한 감정 안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며 울부짖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부모가 “안 돼. 그만 울어!”라고 단호하게 제지할 수도 있지만, 이 방식은 아이에게 단기적인 침묵은 줄 수 있어도, 정서적 불만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반면 “너무 갖고 싶었구나. 실망됐겠네”라고 말해주는 순간, 아이는 자신이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힘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먼저 감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도와주는 첫 번째 인물이 바로 부모입니다.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 그 감정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말로 이해 시키려 하기보다, 함께 앉아 있어주는 그 시간이 오히려 더 강력한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감 중심 양육은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평가받은 경험이 많은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잘못된 것으로 여겨 자기 감정을 신뢰하지 못하게 됩니다. 반대로 공감을 자주 경험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타인의 감정도 배려하는 사회적 능력을 키워갑니다. 아이와의 관계는 단기적 통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신뢰 형성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공감은 그 신뢰의 첫 단추이며, 훈육은 그 이후에 조심스럽게 따라오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감정을 가르치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은 다루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가르쳐야 할 주제입니다. 그리고 그 교육의 출발은 부모의 반응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되며, 아이는 말보다 행동을 통해 감정 조절 방법을 배웁니다. 즉, 감정을 어떻게 가르치느냐는 부모 스스로의 감정 관리 능력과도 직결됩니다. 부모가 화가 날 때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숨을 고르거나, 아이 앞에서 “엄마도 지금 화가 나지만 잠깐 멈추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감정 교육이 됩니다. 부모의 태도는 아이에게 ‘감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며, 아이의 뇌는 그 과정을 모방하면서 점차 감정 조절 회로를 강화하게 됩니다. 실생활 속에서 감정을 교육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감정 단어 카드나 감정 스티커를 활용해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도록 도울 수 있으며, 그림책을 읽은 뒤 “이 친구는 왜 울었을까?”, “네가 그 친구라면 어땠을 것 같아?”라고 질문하면서 감정 이입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상황별 대처 방법을 역할극으로 해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감정을 잘 표현한 순간을 포착해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났지만 말을 해줘서 고마워”, “울고 싶을 때 엄마한테 말해줘서 정말 기뻐”와 같이 감정 표현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아이는 감정과 친해지고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됩니다. 감정 교육은 반복이 필요합니다. 한두 번의 시도로 바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아이가 다양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감정 교사’로서 아이의 곁을 지켜주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야 합니다.
결론: 감정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언어입니다
감정은 인간이 세상과 연결되는 가장 본질적인 언어입니다. 아이가 울고 화내고 실망하고 질투하는 것은 비정상이 아니라,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감정은 억제하거나 훈육으로 밀어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언어입니다. 오늘날 많은 부모가 훈육의 중요성에만 집중한 나머지, 감정의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행동만을 고치려 합니다. 하지만 행동은 감정의 표현이며, 그 밑바탕에는 늘 어떤 감정의 파동이 있습니다. 그 파동을 읽고 함께 지나가는 것이 진짜 교육입니다. 감정 교육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기적 효과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아이가 평생 동안 자신을 돌보는 능력의 기반이 됩니다.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는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자랍니다. “그때 엄마는 나를 혼내기보다 안아줬지”, “아빠는 내가 화났을 때 무섭게 하지 않고 말 걸어줬어”라는 경험이 아이의 정서적 면역력을 키웁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커서 누군가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어른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바꾸려 하지 말고, 함께 머물며 통과시켜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 또한 자신이 감정을 다루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됩니다. ‘훈육보다 감정 이해가 먼저’라는 말은 결코 이상적인 슬로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날 부모가 아이와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육아의 중심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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