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는 하루에도 수차례,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떼쓰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부모가 1:1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교사는 여러 아이를 동시에 돌보며 한 아이의 감정 폭발을 다뤄야 하기에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린이집 환경에서는 떼쓰기를 단순히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수용하고 교육적으로 의미 있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교사로서 떼쓰기를 이해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어린이집 떼쓰기, 왜 더 복잡한가?
가정에서의 떼쓰기와 어린이집에서의 떼쓰기는 환경과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가 집보다 훨씬 더 많은 자극과 규칙을 마주하게 됩니다. 정해진 시간표, 단체 생활, 또래와의 상호작용은 아이에게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관심을 얻고 싶은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감정적으로 폭발하며 떼를 쓰는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또래와의 비교, 교사의 주의 분산, 통제된 구조 안에서 자율성이 제한되는 상황은 떼쓰기 행동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이 장난감은 A가 먼저 썼으니 기다려야 해”라는 말은 어른에겐 당연하지만, 자율성과 소유욕이 강한 시기의 유아에게는 큰 좌절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아이는 가정에서 떼쓰기 행동이 ‘통하는 경험’을 반복하며 기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아이는 집에서는 억눌린 감정을 기관에서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사는 떼쓰기의 행동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맥락과 정서의 흐름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반응 전략
어린이집에서의 떼쓰기에 대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수용하되 행동은 명확히 구분 짓는 것입니다. 이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겪는 아이에게 ‘이해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면서도, 공동체의 규칙과 일관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교사의 기본 태도입니다.
떼쓰는 아이에게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공감의 언어입니다. “화가 났구나”, “지금 속상해서 그런 거구나”, “그거 정말 갖고 싶었지”와 같은 말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게 돕는 동시에, 감정의 폭발이 조금씩 가라앉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앉고, 시선을 맞추며 조용한 목소리로 감정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감정을 공감한다고 해서 행동까지 허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화난 건 이해해. 하지만 장난감을 던지는 건 안 돼”처럼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은 제안하거나 멈추는 방식으로 구분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로써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표현 방식에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학습하게 됩니다. 또한, 주의 전환과 대안 제시는 떼쓰기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당장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흥미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거나 활동을 제안함으로써 감정의 초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예: “지금은 이 장난감은 못 써. 대신 여기 퍼즐 맞춰볼래?” 상황이 격화되는 경우에는 잠깐의 물리적 거리두기도 필요합니다. 아이가 감정적으로 너무 고조되어 교사의 말조차 들리지 않을 때는, 조용한 공간에 앉혀 쉬게 하거나 담요, 쿠션 등으로 ‘안전한 자기 조절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단, 이 경우에는 아이를 벌주는 방식이 아니라 ‘쉬는 시간’으로 안내해야 아이가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떼쓰기 행동 이후에는 반드시 정서적 복구 대화가 필요합니다. “아까 정말 많이 울었지. 그런 기분 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은 대화는 아이가 감정을 돌아보고,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사의 대응이 아이의 정서 발달을 좌우한다
떼쓰기를 단순히 ‘그쳐야 할 문제 행동’으로만 여긴다면, 교사의 대응은 감정을 억제하거나 혼내는 방향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발달심리학적으로 떼쓰기는 자율성과 감정 조절력이 자라는 과정 중 하나이며, 이 시기의 적절한 반응이 아이의 정서 기반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부모 외의 어른에게 감정을 시험해 보는 공간입니다. 교사가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고, 때로는 경계를 정해주며 안정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줄 때 아이는 신뢰를 형성하고 감정을 더 잘 다루는 법을 배웁니다. 또한 떼쓰기 상황을 대하는 교사의 말투, 태도, 얼굴 표정은 아이의 자아 존중감 형성과도 직결됩니다. “왜 또 그래?”, “하지 마!” 같은 반응보다는 “괜찮아, 우리 다시 해보자”, “그럴 때도 있지”와 같은 회복 중심의 언어는 아이에게 ‘감정은 조절 가능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줍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떼쓰기를 멈추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이가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됩니다. 교사는 단순한 돌봄 제공자를 넘어서, 정서적 모델링을 제공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셈입니다.
결론: 교사의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을 배운다
어린이집에서의 떼쓰기는 피할 수 없는 일상이지만, 그것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와 반응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감정은 공감하고 행동은 조율하며, 상황을 구조화하고 복구 대화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정리해 주는 교사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하루, 떼쓰는 아이에게 “또 시작이네”가 아닌, “이 아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를 먼저 떠올리는 순간이 정서 교육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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