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도시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으로 스마트시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집약 도시를 넘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시스템화하여 모든 시민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정재승 교수가 이끄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의 개념과 실현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데이터 기반 도시: 도시를 읽는 새로운 방식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데이터화하여 시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재승 교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모니터링해서 그 데이터화 한 다음에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시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스마트시티를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112에 신고가 들어왔을 때 단순히 관할 경찰서가 아니라 현재 교통 상황과 순찰차 위치를 고려해 가장 빠르게 출동할 수 있는 경찰차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119 응급 상황에서도 환자를 태운 응급차가 실시간으로 주변 병원의 응급실 현황, 비어있는 베드 수, 수술 가능 의사 여부를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있습니다. 1달러 이하로 가격이 낮아진 사물인터넷 센서를 도시 곳곳에 설치하면 교통 흐름, 보행자 정보, 에너지 사용량, 쓰레기 이동 경로 등 도시의 모든 현상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이 데이터를 분석해 신호등 체계를 효율적으로 컨트롤하거나, 에너지 사용 패턴을 파악해 학교의 주말 잉여 태양광 에너지를 다른 시설로 전송하는 등 도시 전체가 총체적인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공공데이터의 클라우드 개방은 스마트시티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기존에는 법적으로 공공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관제센터 서버에만 데이터가 저장되었지만, 이제는 기밀이 아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려 시민들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현실 도시와 똑같이 생긴 가상 도시를 인터넷상에 구현하여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기밀 서버에 저장되어 소수만 활용했던 공공데이터를 세상에 풀어 많은 사람들이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선순환하듯이 스마트시티의 발전이 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사물인터넷과 시맨틱 웹: 도시를 연결하는 기술
사물인터넷은 손톱만 한 센서가 부착된 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기록하고 측정해서 데이터화하며, 다른 센서로 전송하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핸드폰 안의 사물인터넷이 집의 보일러를 켜거나 불을 끄는 정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도시 스케일로 확장되면 그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한 도시를 이루는 사물들은 수십만 개가 넘으며, 이들 간의 조합은 수억 가지 이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핸드폰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웹 기반 세상이 앱 기반 모바일 세상으로 완전히 바뀌었는데,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면 이전까지 해주지 못했던 도시 서비스들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시맨틱 웹은 일종의 단어 맵, 언어 맵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검색하고, 그 단어들이 어떤 단어들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하면 실시간 검색어처럼 사회 현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정 증상 관련 검색어가 지역별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 감염병의 전파 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특정 키워드의 급증을 통해 재난을 예측하거나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생활을 웹상에서 모니터링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전에 해주지 못했던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이 시맨틱 웹의 핵심입니다.
스마트시티는 AI, IoT,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는 결과물입니다. 도시 곳곳에 사물인터넷을 설치해 움직임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과학자에게는 설레는 일입니다. 도시야말로 가장 복잡하지만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며,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이해한다면 인간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재승 교수가 물리학자이면서 뇌과학자로서 스마트시티 총괄 기획자를 맡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뇌라는 가장 복잡한 시스템을 연구하는 방법론을 도시라는 복잡한 시스템에 적용하여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과 기본소득: 스마트시티가 해결할 미래 과제
정재승 교수는 "100년 후에도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서 생존할까?"라는 질문에 과거에는 당연하다고 답했겠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입니다. 파리 기후협약에서 정한 것을 그대로 지켜도 앞으로 100년 후 지구 온도가 3도 이상 올라갑니다. 지금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플라스틱을 남용하고 육식을 과도하게 하며 과소비를 지속한다면 현재의 도시 환경으로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없고 화석 에너지 사용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위기는 양극화와 불평등입니다. 기술을 알고 있고 자본을 가진 사람은 더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지고,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구조입니다. 현재 우리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를 열심히 하며 데이터를 만들어내지만 그 데이터로 돈을 버는 것은 플랫폼 기업들입니다. 정재승 교수는 이 고리를 끊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데이터를 만든 사람에게 "당신이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우리에게 너무 유익합니다. 그걸로 우리는 돈을 벌었으니 당신에게도 드릴게요"라는 제도가 확립되면, 도시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생활하는 모든 데이터가 다른 사람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보상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 기반 기본소득의 개념입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아도 내 자동차의 움직임은 인공위성을 통해 다른 사람의 내비게이션 정보로 활용됩니다. 도시를 사랑하고 도시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에게 데이터 생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고, 도시가 만들어내는 모든 데이터로 가치를 창출하여 시민들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면 기후 재난과 양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효율적인 도시 운영을 넘어 지구를 지키고 인간이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적절한 해결책입니다. 그 시발점이 많은 사람들이 공공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며, 동시에 인권과 권리 허용치에 대한 기준과 관리 등에 대한 선행적인 연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론
스마트시티는 도시를 건설과 토목으로만 보지 않고, 사람들이 어떻게 도시에서 살아가는지 그 활동을 행복하고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세종과 부산의 국가 시범도시, 대구와 시흥의 실증 도시를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나아가 전 세계 도시들로 확산되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도시 하나가 마치 생명체, 유기체처럼 작동하여 어떤 계층도 버리지 않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건강하게 성장하는 미래, 그것이 스마트시티가 그리는 비전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lMck1tEQhGs